의학칼럼 ‘치료를 넘어 치유를 꿈꾸다’

이경미(KBS1 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화면)

이경미(李京美/Dr. Lee Kyungmi)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통합의학 전문의
웰니스 파트너 BMBL 대표
http://www.bmblpartners.com/

家庭医学科专门医师
C.E.O at MediSolution, Board of Family medicine

저서 : 보건복지부 선정 우수건강도서 ‘내 몸은 치유되지 않았다“(2015. 북뱅)

 

 

달콤함과의 이별.. 미각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 이경미의 의학칼럼⑧

작성자
이경미
작성일
2015-09-25 04:04
조회
46255

달지 않아도 설탕이 있다. 달다고 느낄 때면 각설탕 개수가 무려....


"각설탕 한 개, 각설탕 두 개... 자, 각설탕을 하나 넣고 맛을 잠깐 보고 다시 하나씩 더 넣고 맛을 보세요. 그리고 맛이 어떤지 얘기해 볼까?"

“어~ 아무 맛이 안 나요."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1일 명예 교사로 수업을 진행했을 때였다. 그 어떤 강의를 준비할 때보다도 긴장하며 기획하고 준비했었던 아이들과의 수업.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재밌고 유익한 강의를 어떻게 준비할까 고심하다 아이들이 바나나 우유와 딸기 우유 등 가공식품을 만들며 가공식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자연식품과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주기로 결심했다.

흰 우유에 설탕을 넣어 단 맛을 내고 치자 색소로 노란 색깔을 낸 후 바나나 향 에센스를 넣으면 바나나 우유가 만들어진다. 우선 아이들에게 각자 흰 우유에 각설탕을 하나씩 추가하며 맛을 보고 느낌을 얘기하게 했다. 흰 우유 반 팩 정도에 각설탕을 2개 정도 넣는 것으론 아무 맛을 느낄 수 없었던 아이들은 세 개, 네 개쯤 넣자 이제 슬슬 평소 먹었던 그 맛이 난다며 입을 모았다.

아이들 딴에도 우유에 각설탕을 세 개, 네 개쯤 넣자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는 것 같은지 주저하는 듯, 표정들이 다채롭다. 각설탕 두 개를 넣고 아무 맛이 안 난다며 투정 부리던 녀석이 네 개쯤 넣고는 만족했는지 조금만 맛을 보라는 말을 잊고는 홀딱 다 마셔버린다.

이렇게 몇 몇 아이들은 너무 맛있다며 실습이 다 끝나기도 전에 직접 만든 바나나 우유를 벌컥 벌컥 모두 마셔 버리기도 했는데 실습에서 보여지는 모습과 아이들의 체형이 바로 연결되는 순간이었다.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뚱뚱한 체형의 아이들은 가공 식품을 만드는 중에 이미 단 맛에 빠져들어 그 유혹을 참기 어려운 나머지 만들던 바나나 우유를 다 먹어 버렸고 마른 아이들은 조금 맛 보는 것도 하지 않으려 했다. 잠깐의 실습 과정 중에 아이들을 관찰한 것만으로도 평소 식습관이 어떨지 그림이 그려졌다.

아이들은 우유 반 팩에 각설탕 한 두 개 정도를 넣는 것으로는 단 맛이 느껴지지 않고 4개 정도는 넣어야 평소 사 먹던 바나나 우유 맛이 난다는 것에 놀라워했다. 그리곤 서둘러 계산을 해보더니 평소 먹던 바나나, 딸기 우유 한 팩에는 각설탕이 8개, 약 30g 이상 설탕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알고서는 탄식을 했다.

 

WHO의 새로운 설탕 권장량. 이전보다 절반으로 뚝


최근 WHO에서 하루 설탕 권장량을 이전 권고안의 절반으로 줄이는 새로운 안을 제안하고 이를 공표하기 전에 한 달 동안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전 권고안이 성인을 대상으로 했을 때 대략 하루 설탕 권장량이 50g이었으니 이제 그 절반인 25g 이하로 더 줄이라는 얘기다. 쉽게 예를 들어 각설탕 한 개에 설탕이 4g 들어 있으니 각설탕 6개 이상은 먹지 말라는 것이다.

음식을 만들거나 가공할 때 추가로 넣는 설탕 뿐만 아니라 꿀이나 시럽, 과일 주스, 과일 농축액 등에 자연적으로 있는 당을 모두 포함해서 이 정도의 섭취량으로 줄이라는 것인데 말이 권고안이지 줄일 수 있는 한 설탕 섭취량을 줄이는 것이 답일 것이다.

실험을 통해 가공 우유에만도 설탕이 대략 30g 내외로 들어간다고 보면 이제 하루에 바나나 우유 하나만 먹어도 하루 설탕 섭취량을 훌쩍 넘는다.

 

단 음식... 충치를 넘어 전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야


이렇게 설탕 권장량을 반으로 뚝 감소시킨 이유는 누구나 알고 있듯이 단 음식이 건강에 해롭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단 음식이 안 좋다는 점에 대해서는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지만 구체적으로 왜 건강에 안 좋은지, 먹고 있는 음식에 설탕이 얼마나 들어가는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예나 지금이나 단 음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누구나 충치를 쉽게 떠올린다. 그러나 이제 충치뿐만 아니라 단 음식이 전신에 미치는 영향이 어떠한 지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누구나 쉽게 알고 있는 것이 단 음식이 비만과 대사 증후군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소아 비만으로 골치를 썩고 있는 미국에서는 소아 비만의 주요한 원인을 분석했는데 뜻밖에도 가장 중요한 원인이 육류 섭취가 아니라 설탕 섭취였다. 당 섭취를 많게 하는 음식들 중의 단연 1위는 달달한 케잌이나 사탕이 아니라 뜻밖에도 청량 음료나 과일 주스같은 음료였는데 음료 섭취를 줄이고 아무것도 첨가되지 않은 물을 마시도록 하는 것이 소아 비만을 줄이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단 음식은 우리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데 당은 섭취한 지 30분 안에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기 시작해서 5시간 정도 그런 효과가 지속된다. 100g 정도의 설탕 섭취는 백혈구의 항균 능력을 뚜렷하게 감소시키는데 약 1리터의 소다수( 콜라, 사이다, 환타) 나 사과 파이 한 조각만 먹어도 100g의 당류가 섭취된다. 식사 때나 간식 때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계속해서 자신의 면역 기능을 망가뜨리고 있는 것이다.

또한 정제설탕은 뼈 건강에 필요한 여러 가지 비타민과 미네랄 등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소변을 통해 칼슘이 빠져나가도록 해 결국은 뼈 속의 칼슘이 녹아 나오게 한다. 뼈에 구멍이 숭숭 나는 골다공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치아도 뼈의 일부분이라고 본다면 치아에 생긴 구멍이 안 보이는 몸 속 뼈에 생긴 구멍을 보여주는 것이리라.

 

숨어 있는 설탕을 찾아라.


짜게 먹는 게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짜지 않게 먹는 것이 힘든 것처럼 달게 먹는 게 안 좋다는 걸 많이 인식하고 있지만 실생활에서 달지 않게 먹기가 힘든 세상이다.

앞에 거론한 실험처럼 달게 느껴지지 않아 당이 많이 들어 있지 않다고 생각되는 음식에도 이미 설탕이 많이 들어 있어 맛으로만 당의 유무를 구분하기 어렵고 이미 우리의 입맛이 단 맛에 길들여져 있기 때문이다.

자. 이제 숨어 있는 설탕을 찾아 보자.

[caption id="attachment_2977" align="aligncenter" width="600"] <출처 : 메디솔루션>[/caption]

 

단 맛에 길들여진 입맛, 자연식품으로 살려야


가공하면 할수록 중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손실되고 단순 당과 칼로리만 남기 때문에 당 섭취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는 가공 식품들이 결국 당 섭취를 높이는 주범이라고 할 수 있다.

조리할 때 설탕을 덜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가공식품에 익숙해진 입맛을 자연 그대로의, 담백한 재료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상 속에서 가공식품을 자연 식품으로 대체하기 위한 고민과 실천이 따라야 한다.

 

<가공 식품을 자연식품으로...... >


이경미의 의학칼럼 원고8 그림2

 

자연식품, 재료 그 자체의 맛을 느껴 보자.

무언가를 추가해서 맵거나 짜고 단 맛 등, 만들어진 맛을 맛있다고 느끼도록 길들여진 혀의 미각이 다양하고 담백한 재료 그 자체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미각에서도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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