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미(KBS1 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화면)

이경미(李京美/Dr. Lee Kyungmi)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통합의학 전문의
웰니스 파트너 BMBL 대표
http://www.bmblpartners.com/

家庭医学科专门医师
C.E.O at MediSolution, Board of Family medicine

저서 : 보건복지부 선정 우수건강도서 ‘내 몸은 치유되지 않았다“(2015. 북뱅)

 

 

질병으로 가는 공통 경로, 만성 염증... 음식으로 치료하다 - 이경미의 의학칼럼②

작성자
이경미
작성일
2015-06-27 01:33
조회
19876

질병으로 가는 공통 경로, 만성 염증


우리 몸에는 스스로 치유하는 능력이 있다.

이것을 ‘자연치유력’이라고 하면 신비롭고 막연하게 생각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가 늘 보고 경험하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을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예 중 하나가 바로 ‘급성 염증’이라고 할 수 있다. 몸에 상처가 났을 때, 굳이 약을 바르지 않고 깨끗이 소독만 해 둬도 하루 이틀 지나면 저절로 딱지가 앉고 새 살이 돋는 것을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상처가 났을 때 처음에는 빨갛게 붓고 아프다. 이것은 상처 부위로 면역 세포를 보내주기 위해 혈액 순환이 증가하고 세균과 상처 조직을 청소하는 과정에서 면역 세포들이 히스타민 ( Histamine ) 과 같은 염증 물질들을 분비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잠깐은 불편하겠지만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처럼 이렇게 붓고 아픈 과정이 있어야 결국 상처가 깨끗하게 아물고 낫는다. 바로 이러한 과정을 ‘급성 염증’이라고 하며 우리 몸이 스스로를 치료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만성 염증( chronic inflammation )’은 말 그대로 상처가 나은 후에도 염증 상태가  사라지지 않고 오랫동안 지속되는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서 상처가 아물지 않고 계속 덧나는 것이라고 이해해볼 수 있다. 피부의 상처가 아물지 않고 계속 덧나면 어떻게 될까? 원래 있었던 말랑 말랑한 피부가 아니라 울퉁 불퉁 딱딱하고 짙은 색의 피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은 것 같다가도 조금만 자극이 주어지면 다시 진물이 나면서 쉽게 재발한다.

그러한 상태가 피부가 아닌 내 몸 안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지 한번 상상해 보자. 눈에 보이는 피부가 딱딱해지고 색이 변하며 조그만 자극에도 예민해지는 것처럼 눈에 보이진 않겠지만 몸 안의 장기들도 만성 염증이 지속되면 여러 가지 변화와 불편한 증상을 나타내게 될 것이다. 이러한 만성 염증 상태가 수년 또는 수십 년 동안 지속되어 결국 우리 몸이 늙게 되고 병이 들게 되는 것이다.

최근 ‘만성 염증’이 의학계에 중요 화두가 되고 있다. 바로 여러 가지 질환들이 발생하는 공통의 과정이 ‘만성 염증’에 의한 것이라는 발견들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각각 다른 장기에서, 다른 이유로 발생한다고 생각했었던 질환들, 예를 들어 심장병,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 류마티스 관절염, 당뇨병, 심지어 우울증이나 암까지 다양한 질환들이 그 밑바탕에는 동일한 과정을 통해 각각의 질병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최근 의학 연구 결과에서 하나씩 하나씩 밝혀지고 있다. 그 동일한 질병의 과정이 바로 ‘만성 염증’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고혈압, 심근 경색, 뇌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은 혈관 내벽의 만성 염증으로  혈관이 딱딱해지고 결국 막히게 되어 발생한다. 그래서 심혈관 질환의 경과를 예측할 때 CRP( C-Reactive Protein )라는 혈액 내 염증 수치를 활용한다. 비만과 당뇨병 등의 대사성 질환도 우리 몸이 오랜 기간 만성 염증 상태에 놓여 있던 결과이다. 심지어 치매와 같은 퇴행성 신경계 질환, 우울증 같은 정서 질환과 암조차도 ‘만성 염증’이 수년간 쌓여서 나타나는 것임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이렇게 병이 발생하는 장소와 명칭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 " 만성 염증 " 이라는 공통의 과정을 거쳐 발생한다.

 

질병으로 가는 공통 경로

 

약 한 알로 만성 염증을 치료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만성 염증’을 치료하면 여러 가지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떠오른다. 만성 염증을 알약 하나로 치료할 수 없을까?

안타깝게도 ‘ 만성 염증’ 을 단 번에 줄이는 매직 알약은 없다.

흔히 진통제나 아스피린이 급성 염증을 줄이는 약이라 할 수 있는데 장기간 지속되는 만성적인 염증을 줄이기 위해 이러한 약들을 지속적으로 먹는다면 속이 쓰리거나 심장에 무리를 주는 등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은 없는 것일까?

 

 ▸70-90세 성인에서 여러가지 원인을 포함 전체 사망률 50% 이상 감소


 ▸염증 감소

 ▸혈중 지질 개선

 ▸심장 질환 재발 및 이로 인한 사망률 감소

 ▸22000명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전체 사망률 25% 감소

 ▸유방암, 대장암 등 암 발생 감소

 ▸고혈압, 대사성 질환, 류마티스, 알레르기 질환 등 염증성 질환에 효과적

위의 표는 어떠한 약의 효능을 정리한 것이다.

그 효능을 살펴 보면 심혈관 질환, 알레르기, 류마티스 질환과 같은 현대의 불치병에 효과적이며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염증을 줄이면서 심지어 암의 발생을 줄이고 여러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까지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니...

지금까지 개발된 어떠한 신약도 이 표에서 거론한 효과들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약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러한 약이 개발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만약에 이런 약이 개발된다면 누구든 기꺼이 자신의 지갑을 열 것이다. 진시황이 그토록 찾던 불로초가 바로 이것일 테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다방면에서 놀라운 효과를 발휘하는 약은 도대체 무엇일까?

바로 지중해식 식사이다.

바로 여기에 음식의 가치가 있다.

지금까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과 같이 음식이 가지고 있는 영양소의 측면만을 봤었다면 이제 음식의 항 염증 작용, 즉 우리 몸의 ‘만성 염증’을 줄이는 기능적인 측면, 치료적인 측면에 주목해 보자.

이경미의 의학칼럼

 

음식으로 ‘만성 염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다


지중해식 식사라고 하면 올리브유와 포도주만을 떠올리기 쉬운데 이것은 상품 마케팅의 힘이고 진실은 다르다. 지중해식 식사를 간단히 정리해 보면 풍부한 채소와 과일, 곡류 등 식물성 식품과 어패류 중심의 식사라고 보면 된다. 그리고 지방의 주공급원으로 붉은 육류가 아닌 올리브유를 섭취하고 육류 섭취는 많지 않다. 이렇게 특정 식품 한 두 개가 아니라 전체적인 식사 패턴을 실천했을 때 위의 표에 정리되어 있는 건강 효과들이 나타난다.

지중해식 식사에 대한 관심은 지중해가 아니라 대서양 건너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심장 질환으로 인한 높은 사망률로 인해 고민하던 미국 보건 당국은 체형이 비슷한 지중해 사람들과 미국인들의 심장병으로 인한 사망률에 차이가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 이유에 대해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차이가 바로 식습관에 의한 것임을 발견하였다.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지중해식 식사와 일반적인 식사를 비교하여 지중해식 식사의 치료 효과를 연구하였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사가 비만, 당뇨병과 같은 대사성 질환, 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심혈관계 질환, 각종 암, 최근에는 치매 등의 뇌신경계 질환에 대한 예방 및 치료 효과까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그 기전은 바로 지중해식 식사가 ‘만성 염증’을 줄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중해식 식사는 음식으로 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좋은 예이다. 이러한  지중해식 식사를 하는 데 얼마나 돈이 들까? 그 어떤 약보다 효과적이지만 웬만한 건강기능식품이나 약을 한 달 동안 먹는 것보다 돈이 들지 않을 것이다.

이경미의 의학칼럼

[ www.oldwayspt.org ]


 

또 하나의 예를 들어 보자. 의학계에서는 성공 사례를 하나씩 모아서 그 성공 사례가 많이 모여 분명한 증거가 확립되면 치료의 가이드라인에 들어가게 된다. 음식으로 질병을 치료하는 전략이 현대 의학계에서 치료 가이드라인에까지 들어간 사례가 바로 DASH 다이어트이다. 그만큼 효과가 입증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DASH 다이어트는 ‘ Diet Approach to Stop Hypertension ( 혈압을 낮추는 식사 전략 ) ’ 의 약자로 음식을 치료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예이다.

DASH 다이어트에서는 다양한 무지개 빛깔 채소를 하루에 8-10 단위 섭취하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저지방의 유제품 섭취를 늘리고 포화 지방 및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줄이도록 하는 게 특징이다. 이러한 식습관을 통해 혈압이 감소하는데 특히 고혈압 전 단계나 중등도의 고혈압 환자에게서 효과가 높고 보다 중증의 고혈압 환자에서는 고혈압 약에 대한 반응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콜레스테롤 수치도 감소하고 삶의 질도 향상된다. 이제 음식으로 치료한다는 것이 더 이상 전통 민간 요법이 아니라 현대 의학의 치료 전략이 되었다.

지중해식 식사와 DASH 다이어트의 특징을 보면 공통적으로 우리 몸의 염증을 줄이는 식품들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볼 수 있다. 풍부한 채소와 과일, 붉은 고기보다는 생선, 올리브유 등 염증을 줄이는 식품들로 치료적인 효과들을 얻을 수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세 가지만 고려하면 전통 한식도 훌륭한 항 염증 식사


육류를 주식으로 하는 외국의 관점에서 보면 채소를 기반으로 한 한식은 힐링 푸드에 들어간다. 그러나 음식이라는 것이 다분히 문화와 역사의 산물이다 보니 현대에 들어서서는 한국인의 식사가 서구화되어 한식이 어떠한 식사를 말하는 것인지 정의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비단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현상은 아니다. 세계의 장수 마을로 유명한 일본의 오끼나와 지역 역시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해 비만과 당뇨병으로 시름하게 되면서 옛 명성이 무색해졌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위에서 언급한 치료적인 기능이 많이 입증된 식사의 원칙들을 우리의 현실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

한식이 서구화되어 일상에서 먹는 음식들이 이전과 많이 변화되었지만 치료적인 기능을 하는 염증을 줄이는 식사라는 측면에서 여러 가지 나물 반찬과 밥 등 곡류와 채소 중심의 전통적인 한식이 치료적인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채소와 과일, 곡류 중심의 지중해식 식사와 유사하기 때문이다. 올리브 유와 같은 건강한 지방의 섭취를 추가하고 건강한 지방의 섭취를 위해 육류보다 생선 섭취를 늘리고 나트륨 섭취를 높이는 음식의 간을 줄인다면 지중해식 식사와 비교했을 때 그 구성과 특성만을 보면 전통적인 한식도 건강식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연구만 진행된다면 아마 지중해식 식사 못지 않게 다양한 건강 효능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위에서 살펴본 항 염증 식사의 모델인 지중해식 식사의 요소들을 전통 한식에 적용해 봤을 때 전통 한식에서 세 가지만 고려한다면 훌륭한 항 염증 식사, 치료 기능의 식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1.  나트륨 섭취 줄이기 : 덜 짜게

2.  도정이 덜 된 통곡 섭취 : 백미 밥을 현미 잡곡밥으로

3.  건강한 지방의 섭취 :  붉은 육류를 줄이고 생선과 견과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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