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미(KBS1 TV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출연 화면)

이경미(李京美/Dr. Lee Kyungmi)

가정의학과 의사이자 통합의학 전문의
웰니스 파트너 BMBL 대표
http://www.bmblpartners.com/

家庭医学科专门医师
C.E.O at MediSolution, Board of Family medicine

저서 : 보건복지부 선정 우수건강도서 ‘내 몸은 치유되지 않았다“(2015. 북뱅)

 

 

내 몸 안에 박테리아가 있다구?? - 이경미의 의학칼럼⑤

작성자
이경미
작성일
2015-08-06 14:34
조회
23157

내 몸 안에 박테리아가 있다구?? 나와 상생하는 내 몸 안의 박테리아


99.9% 살균 시대의 역설


99.9 % 살균...

손 세정제에, 1회용 청소 물티슈에 곳곳에 경쟁하듯 붙어 있는 이 문구는 우리로 하여금 세균(박테리아, 미생물) 없는 깨끗한 환경을 가져다주리라 안심하게 한다. 99.9% 살균 마크는 내 몸의 건강까지도 보장해줄 것만 같다. 그런데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들이야 그렇다할지라도 면역력이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이렇게 호들갑스런 살균, 멸균이 필요한 것일까?

너무 깨끗한 곳에서 자란 아이들에게서 ‘아토피’가 더 많이 생긴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예전 같으면 누구나 한 번쯤 어릴 때 앓고 지나가게 되는 홍역과 같은 감염성 질환의 경우, 너무 깨끗한 환경으로 인해 어릴 때 접할 기회 없이 성인이 되어 처음 앓게 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한 질환이 되기도 한다. 항체가 생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종종 이런 질문을 한다. 99.9% 살균을 위해 사용되는 화학물질들의 해로움을 감수하고서라도 완벽히 깨끗한 환경을 선택할 것인지, 세균과의 적당한 타협을 선택할 것인지 말이다.

조금은 다른 얘기지만 세균은 하나라도 더 박멸하려는 지금의 분위기에서 이번 칼럼에서는  엉뚱한 얘기를 꺼내볼까 한다. 지금껏 박멸해야만 할 것처럼 생각되었던, 기피 대상 1호였던 세균, 우리 몸을 아프게 하는 공공의 적이라 생각하지만 한 편에는 내 몸의 면역력을 책임지는 좋은 세균도 있다는 것이다.

박테리아와의 상생... 이 역설이 바로 건강의 비밀이다.

 

나와 상생하는 장 내 미생물


우리 몸 안에 있지만 몸 안에 있지 않은 것은?

바로 입에서부터 항문으로 이어지는 위장관이다.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식도, 위, 장으로 연결되어 있는 위장관은 위로는 입을 통해, 아래로는  항문을 통해 밖으로 열려 있기 때문에 위장관 안의 공간은 우리 몸 안에 있지만 몸 안에 있지 않은 곳이라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 몸의 내부는 세균이 없는 무균 지대이지만 몸 안에 있는 위장관 속에는 외부 환경처럼 수많은 세균들이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의 몸은 장 내 세균, 더 포괄적인 용어를 사용한다면 장내 미생물들이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되어주고 먹이를 제공해 주는 집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의 장 안에는 약 백만 조에 이르는 미생물(세균과 곰팡이) 들이 살고 있어서 이를 장내 미생물총, 미생물 생태계라고도 한다. 장 안에 살고 있는 세균들을 보면 우리 몸에 유익한 작용을 하는 유익균도 있고 해로운 작용을 하는 유해균, 곰팡이들이 있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유익균들은 비타민K, B12 등의 비타민을 만들어내고 장 안에서 유해한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을 1차적으로 막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면역을 증진시켜 염증을 감소시키며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유해 물질들을 분해해서 안전하게 밖으로 배출시키는 등 독소 제거에도 큰 역할을 한다.

미국 보건성(National institute of Health, NIH)은 1조원 이상의 연구 자금을 지원하여 이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를 위해 인간 미생물 프로젝트(Human Microbime Project, 2007~ 2015)를 주도해왔다. 그러한 노력 끝에 장내 미생물들이 설사, 만성 변비, 과민성 장증후군,그리고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잘 질환을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장 건강에 국한되지 않고 알레르기 질환, 류마티스 등의 면역 질환과 같이 전신에 다양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장 안에 살고 있는 장 내 유익균들은 건강의 파수꾼으로 우리에게 톡톡히 집세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통해 사람과 장 내 유익균들의 관계가 함께 살아가는 공생을 넘어서서 서로에게 도움을 주는 상생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caption id="attachment_3274" align="alignnone" width="392"]이경미의 의학칼럼 원고5 그림1 [ 삽화 by 현누리 ][/caption] 

건강기능식품 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을 먹기 전에 이것 먼저....


이렇게 건강에 유익한 도움을 주는 다양한 장 내 미생물들 중 그 효과가 명확하게 확인이 된 미생물들을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라고 한다. 특히 수천년 동안 인류의 음식 보존법으로  사용됐던 발효와 관련되어 있고 가장 많이 연구된 미생물이 락토바실루스와 같은 유산균(Lactic acid bacteria) 종들이기에 프로바이오틱스를 유산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런데 프로바이오틱스의 건강 효과가 밝혀지면서 여러 가지 건강기능식품들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있다. 오메가 3의 열풍이 지나간 자리를 이어 받아 몸에 좋다니 너도 나도 허겁지겁 몸으로 집어 넣는다. 건강기능식품이 가진 순기능도 있지만 정확한 지식 없이 유행에 따라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하는 것은 건강에 더 해롭기에 건강기능식품으로 건강을 관리하려하기 전에 다음의 사항들을 먼저 생각해보았으면 한다. 어떤 요소들이 우리의 장 내 미생물총의 균형을 깨는 것일까?

일단 엄마의 자궁 안에서 무균 상태의 태아로 있었던 우리들의 장 안에 어떻게 미생물들이 서식하게 되었는지부터 살펴 보자. 우리의 장에 서식하고 있는 장 내 미생물들은 우리가 태어나는 과정에서 산도를 통해 세상으로 나올 때 산도에 서식하던 미생물들을 흡입함으로써 들어오게 되고 이후에는 모유을 통해 전달된 것이다. 인체를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것이 이런 방식에 의해 아이는 엄마의 유전적 특성만이 아니라 미생물들까지 세대를 거쳐 전달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자연 분만을 통해 태어난 아기와 제왕 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난 아기, 그리고 모유 수유를 한 아이와 분유를 먹고 자란 아이의 장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들의 종류에는 차이가 생길 수밖에 없다. 소아 비만, 알레르기 질환을 예방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중요해진 모유 수유는 이렇듯 한평생 상생하며 아이의 면역력을 지키게 될 장내 미생물들을 얻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한국은 항생제 처방률이 매우 높은 편이다. 어린이들이 귀 또는 다른 부위의 감염 때문에 항생제를 자주 복용할 경우 장 내 유익균들이 죽고 곰팡이들이 과잉 번식해 장 내 미생물총의 균형이 깨질 수 있다.

또한 가공식품이나 달달한 간식 등 유익균이 싫어하는 음식을 자주 먹으면 장내 미생물총의 균형이 깨진다. 우리 몸에 유익한 균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어주면 내 몸 안에 유익균이 자라나 우리 몸의 면역력을 높여주는 반면, 유해한 세균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으면 유해균이 더 무성하게 번식해 우리 몸에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킨다.

이렇듯 장내 미생물총은 항생제, 감염, 식습관, 스트레스 등에 의해 균형이 깨지기 쉬기 때문에 이러한 요소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강의 파트너, 장 내 미생물 균총의 균형을 지키려면...


그렇다면 좀더 구체적으로 내 건강을 돌봐주는 악어새, 유익균들이 내 몸 속에서 잘 살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러한 좋은 세균들이 잘 살 수 있도록 유산균 자체인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거나 좋은 세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것이다.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는 서로 함께 작용해서 장 내 미생물균총의 균형을 도우며 결국 장 건강 및 전신의 면역을 증가시킨다.


[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품들 ]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품으로는 요구르트, 김치, 된장, 청국장, 미소 등의 발효 음식 등이 있다. 특히 프로바이오틱스는 열에 의해 파괴될 수 있기에 음식으로 먹을 때는 열을 가하지 않고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품들
김치, 간장, 된장, 청국장, 미소, 요구르트, 피클
 

시중에 나와 있는 요구르트의 경우에는 제품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종류와 양이 매우 다르다.

특히 떠먹는 요구르트의 경우에는 당의 함량이 매우 높다. 컨슈머리서치에 따르면 45개 떠먹는 요구르트의 당류 함량을 조사한 결과 평균 12.4g에 달했는데 이는 초코파이(12g)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유산균을 먹는다고 떠먹는 요구르트를 선택하지만 오히려 유해균이 좋아하는 당을 많이 섭취하게 되기 때문에 실질적인 건강 효과는 기대와 다를 수 있다.


[ 요구르트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종류와 양은 다르다 ]


브랜드 명 형태 미생물 량 미생물 종류
A 요구르트 10억 마리 이상 비피더스 XXX
B 요구르트 1억 마리 복합유산균
C 떠먹는요구르트 기재 안 됨 기재 안 됨
설사를 하거나 항생제 등을 복용해야하는 경우에는 건강기능식품을 통해 고용량의 프로바이오틱스를 얻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제품에 함유된 프로바이오틱스의 종류와 양이다. 용도에 따라 효과 있는 균의 종류와 양, 신뢰할 수 있는 회사의 질 좋은 건강 기능식품이 아니라면 원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 또한 락토코쿠스나 , 써모필루스 등의 세균은 위산에 약해서 위산으로부터 보호되는 형태의 제제 (enteric coating)가 필요하고 스트렙토코쿠스나 락토바실루스, 비피도박테리아 등은 위산에 강해서 그냥 먹어도 된다. 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 프로바이오틱스의 용량은 어른의 경우에는 100억 마리(10billion CFU), 어린이의 경우에는 50억 마리(5billion CFU)인데 제품에 따라 함량 미달인 경우가 많다.


[ 장내 유익균의 먹이, 프리바이오틱스 (Prebiotics) ]


유익균이 좋아하는 음식은 녹색 채소, 껍질 째 먹는 과일, 콩, 해조류 등의 수용성 섬유소인데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이러한 음식들을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라고 한다. 양파, 바나나, 마늘 등이 대표적인 프리바이오틱스이다.

이러한 식품들은 지금까지 칼럼을 통해 소개해왔던 염증을 줄여주는 음식들과도 같은데 이렇게 염증을 줄여주는 식품을 바탕으로 한 기본적인 식사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장 내 유익균들에게도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장 내 유익균들이 우리들의 건강을 위해 기여하도록 하는 상생의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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